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꼭 가고 싶어하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굉장히 규모가 큰 박람회이다.
8일 아침 7시 기차를 타고 베로나로 향했다.
피렌체에서 볼로냐까진 편하게 30여 분( Freccia Rossa 빠르고 비싼 기차), 그리고 볼로냐에서 베로나까지는 일반 열차를 타고 1시간 30분 이상을 서서 갔다. (콩나물시루처럼 꽉꽉 채워진 채 고문받듯이 갔다. 하필 이날 파업도 겹치고 Vinitaly 두 번째 날이라 이후 기차표들은 다 매진된 상태라 유일하게 지정 좌석 없는 이 기차 편에 사람들이 다 모인 것이다. 싸긴 쌌다. 볼로냐에서 베로나까지 9유로 정도.)
내년에 또 가게 되면 한 일주일 전에 미리 기차표를 구해놔야지…. 비싸도 앉아서 가야지…. 기차에서 진을 다 뺐다.
10시경 베로나 중앙역 Verona Porta Nueva에 도착한 기차는 김밥 옆구리 터지듯 인파를 끊임없이 쏟아냈다. 그 인파들은 곧장 역 앞의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나와 남편도 거의 휩쓸려서 정류장에 도착했다. 역에서 박람회장까지는 버스로 5분 정도 거리이고 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엄청난 수의 셔틀버스 운행으로 박람회장까지는 쉽게 도착했다. 우리는 음주가 예상되어 차를 두고 기차를 택했는데 밀리는 차들과 정체된 도로들을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세 아까의 고생은 까먹고….
한국에서 개인적으로 온다면 미리미리 예약하고 준비를 잘해야지 고생을 덜 하지 싶다.
일단 표는 온라인으로 미리 판매된다. 일반표가 50유로 정도. 표를 사고 나면 메일로 표를 보내주는데 그걸 프린트하면 된다.
그날 와서 사는 예도 있는데 보니까 암표도 파는 것 같고, 표를 사는 곳에 줄도 길게 늘어져 있고 일단 표 사는 과정이 복잡하다고 한다. 미리 온라인으로 표를 구매를 하는 것이 몸과 마음이 편하지 싶다.
박람회장 평면도에서 보다시피 입구는 네 곳이고, 표에 있는 바코드를 대고 들어가면 된다.
표는 구매자, 소믈리에 협회, 혹은 포도주 제조업체 관련자 등등 여러 경로에 따라 무료 표도 있고, 할인 표도 있고 다양하다. 또 하루 자유 입장권인지 아님 여러 날인지도 다양하다. www.vinitaly.com 사이트에 들어가서 꼼꼼히 검사하고 표를 사면 된다.
아는 분을 만나기 위해 'Re Teodorico' 입구로 입장한 우리는 제일 관심 있던 토스카나 와인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Vinitaly 가 처음이었던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부스에 어디부터 가야 할지 몰라 한동안 근처 bar에 앉아 생각했다. 자주 가 보았던 여느 시음회보다 많이 크겠거니 했던 우리의 생각은 빗나갔다.
빨간 점이 버스 정류소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협회 소속의 많은 농장들이 자신들의 브루넬로를 소개하고 있다.
키안티 클라시고 부스
Verrazzano의 와인들...여기선 2006년도 Riserva를 마셨다.
박람회 안에 많은 식당중에 한 곳을 들어갔다. 한데 예상치 못하게 너무 맛있었다.
양도 많고 맛도 훌륭해서 먹다 말고 사진을 찍었다.
오징어 새우 튀김요리와 버섯 돼지고기 요리.
Sol & Agrifood 전시관.
올리브유 부스
각종 맥주들
Grappa 테스팅 부스
에스프레소 테스팅 부스.
36개의 커피 중 3개 또는 5개를 골라서 테스팅하고 설문지를 작성하면 된다.
식후라 3개를 골라서 테스팅 했는데 맛은 그다지...
각종 파스타를 전시 판매
허브,로즈메리,민트, 살비에등 각종 향신료 식물들로 장식을 함.
Lombardia 전시관 내부
스푸만테로 유명한 Franciacorta
시칠리아 전시관
내가 좋아하는 시칠리아 화이트 와인을 시음하러 기어이 들렀다.
Vinitaly 박람회는 규모가 정말 크다. 참여한 와인 회사나 농장만 4,255 군데이고, 4일동안의 방문객이 140.655명에 달한다. 하루에 다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최소한 이틀은 돼야 좀 둘러봤다 할 것이다. 와인을 너무 좋아하지만 금방 취해서 비싼 와인들을 한 모금씩만 마시고 다 버려야 했다. 내년엔 꼭 시간을 갖고 여유롭게 다니면서 음미도 하고 와인 설명도 찬찬히 들어야겠다. 그리고 꼭 마셔보고 싶은 와인 리스트를 만들어서 실속있게 다녀야지.
Vinitaly 2014는 4월 6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진행된다.
관심있는 분들은 3월부터 www.vinitaly.com에 들어가셔서 미리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p.s Vinitaly 기간엔 베로나에 숙소 잡기가 어렵다. 해서, 근처 파도바란 도시에 싸게 숙소를 잡고 다음날 피렌체 내려가기 전에 하루 정도 둘러보았다.
근처의 베네치아와는 다른 운치가 느껴지는 또 다른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다.
조만간 파도바 여행기도 올려야지...